제가 인스타그램을 운영한지도 6년 이상됐는데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콘텐츠 하나의 조회수 180만 회를 돌파하며 하루만에 수천 명씩 팔로워가 늘어나는 짜릿한 경험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180만 명의 사람들은 유용한 '정보'에는 뜨겁게 반응하지만, 정작 그 정보를 만든 '브만남'이라는 사람과 브랜드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이 정도의 반응과 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면 온갖 프로젝트 의뢰가 쏟아지고 인생이 달라질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한 번은 제 계정이 잠시 정지된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 때 정말 뒷골이 오싹하더라고요. 6년 이상의 시간 동안 매일같이 정성을 쏟아부으며 쌓아 올린 8만 명의 팔로워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순간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거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가상 세계 속 8만 명이라는 숫자는, 직접 만나 얼굴을 마주하는 진짜 관계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그저 플랫폼 알고리즘의 자비에 기대어 있는 ‘허상의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내향형(INTP)인 저이지만... 그날 이후 스마트폰 화면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는 오프라인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한자리에 둘러앉아 깊이 있는 독서 모임과 번개 모임을 하기도 하고, 날이 좋은 날에는 함께 모여 운동하고 숨을 헐떡이며 한강변을 달리기도 했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사소한 고민을 터놓고 브랜딩의 해법을 고민하면서, 비로소 디지털 픽셀이 아닌 살과 뼈를 가진 진짜 관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AI시대에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진 '커뮤니티'
인공지능(AI)이 매 초마다 완벽한 이미지와 카피라이팅을 쏟아내는 지금의 초고효율 시대에, 수많은 글로벌 전문가들은 브랜드에게 왜 그 어느 때보다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유일한 돌파구라고 소리 높여 말할까요?
1️⃣ 정보가 넘치기 때문에 '진짜 화자(Persona)'를 찾습니다.
AI 덕분에 마케팅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모든 브랜드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메시지가 흔해질수록 고객은 무의식적으로 질문합니다. "그 말은 도대체 누가 했고, 왜 믿어야 하지?" 온기 어린 태도로 끝까지 오프라인 자리를 지키는 커뮤니티만이 모방 불가능한 독점적 신뢰 자본을 쌓아 올립니다.
2️⃣ AI 검색 엔진은 '커뮤니티의 소리'를 가장 신뢰합니다.
검색 포털에 웹사이트 링크를 가득 채워 넣는 예전의 SEO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ChatGPT나 Perplexity 같은 생성형 AI 검색 엔진들은 웹상에서 나누는 실사용자들의 대화와 커뮤니티의 추천 맥락을 학습해 정답을 제시합니다. 진짜 커뮤니티 팬을 지닌 브랜드만이 미래 AI 검색 엔진 안에서도 살아남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3️⃣ 편리함이 앗아간 '실제 경험의 멸종'에 저항하기 위해서입니다.
크리스틴 로젠의 역작 『경험의 멸종』은 마찰과 실패가 편집된 편리한 디지털 세상이 결국 인간의 삶의 질과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경고합니다. 우리는 화면 속 매끄러운 가상 세계에 저항하며 오프라인에서 서로 마주하고, 악수하고, 어색함을 극복하는 생생한 실제 경험 속에서만 비로소 인간적 유대와 진짜 브랜드 문화를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